지나가기
왔다가 가는 데는 걸림이 없기,
그림자 가리다가 가는 것같이
미풍이 살랑이다 그친 것같이
기대란 철없다, 열정은 쉽게 탄다.
시냇물이 냇가의 포플러나무
내려보는 곳에 흐르듯
그렇게 보고 지나가기.
참으로, 약속은 않는 준비를 하자.
동구밖 나무가 마을 바라보듯이
나뭇가지 새로 바람 지나가듯이
물이 되어 물과 섞어지게 하고
영원 속의 영원이 되어,
참으로, 약속은 않는 준비를 하자.
해를 가리고 지나는 구름같이
모양이 없는 몸 속의 마음같이
그냥 내쉬는 숨같이
왔다가 가는 데는 걸림이 없기.
-김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