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꿈꽃

사직동댁 2007. 6. 21. 21:09

꿈꽃

 

 

내 만난 꽃 중 가장 작은 꽃

냉이꽃과 벼룩이자리꽃이 이웃에 피어

서로 자기가 작다고 속삭인다.

자세히 보면 얼굴들 생글생글

이 빠진 꽃잎 하나 없이

하나같이 예쁘다.

 

동료들 자리 비운 주말 오후

직장 뒷산에 앉아 잠깐 조는 참

누군가 물었다. 너는 무슨 꽃?

잠결에 대답했다. 꿈꽃.

작디작아 외롭지 않을 때는 채 뵈지 않는

(내 이는 몰래 빠집니다)

바로 그대 발치에 핀 꿈꽃.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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