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찾아 가는 길
사슴이랑 이리 함께 산길을 가며
바위틈에 어리우는 물을 마시면
살아 있는 즐거움이 저 언덕에서
아련히 풀피리로 들려오누나.
해바라기 닮아가는 내 눈동자는
자운 피어나는 청동의 향로
동해 동녘 바다에 해 떠오르는 아침에
북바치는 설움을 하소하리라.
돌뿌리 가시밭에 다친 발길이
아물어 꽃잎에 스치는 날은
푸나무에 열리는 과일을 따며
춤과 노래도 가꾸어 보자.
빛을 찾아 가는 길의 나의 노래는
슬픔 구름 걷어가는 바람이 되라.
-조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