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인연

사직동댁 2023. 12. 14. 19:33

인연

 

맨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모르는 사이였지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하마트면 그냥

지나칠 뻔한 그 순간

 

나는 키가 작아 앞줄에 앉고

너는 키다리

맨 뒷줄이 네자리

아,우리가 어떻게

단짝이 됐을까!

 

키다리 친구들과 둘러서서

바람이 가만가만 만지는 포플러나무

가지처럼

두리번거리다 나를 보고

너는 싱긋 웃으며 손짓한다

너를 보면 내 코는 절로 벌름벌름

내 입은 벙글벙글.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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