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꽃이 아플 때

사직동댁 2024. 2. 27. 18:17

꽃이  아플 때

 

북풍이 불면

탱자나무 울타리가 엉엉 운다

산모퉁이로 돌아 소식이 멀다

                                 어둠에 잠긴 시간이                                  

수많은 가시로 자라나는

탱자나무 울타리에 남아 있는

소식을 기억하는 바람이 불면

어디로 떠나버린 꽃씨는

물이 되어

가시에 찔린 애기손가락에 핀 

그 새빨간 꽃이 

별이 되는 꿈을 본다

 

   차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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