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550

시인이란 누구인가

시인이란 누구인가 시인이란 시를 쓰는 사람이고 동시에 시를 쓰지 않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매듭을 끊는 사람이고 스스로 매듭을 연결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믿음을 가진 사람이고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고 거짓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다 넘어지는 사람이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떠나가는 사람이고 결코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다 -타데우시 루제비치- 최성은 옮김

아름다운 글 2022.02.07

국물

국물 메루치와 다시마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 듭니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 사람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 ㅡ 중략 ㅡ 상징적으로 메루치와 양파를 섞어 우려낸 국물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바다만큼 들판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몸을 우리고 마음을 끓여서 섞어진 국물을 마주보고 마시는 그는 내 생의 국물이고 나는 그의 국물이었습니다 신달자

아름다운 글 202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