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550

들풀

들풀 흔들리지 않고 살 수 있겠나 잠깐 푸르다가 곧 시들어 버릴 짧은 생애 바람 한 점 없이 꼿꼿하기만 한 삶이 과연 즐거울까 낮에도 밤에도, 어디에나 어차피 바람은 분다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오히려 즐겁지만 가끔씩 까무라쳐 드러눕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운명 결국 그렇게 흔들리며 가는 거지만 흔들리더라도 꺽이지는 말자 가끔은 납작 엎드려 있다가 다시 일어서서 춤을 추자 그리고 끊임없이 꿈을 꾸자. 오종민

아름다운 글 2023.05.24

봄과 같은 사람

봄과 같은 사람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은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게다 자신의 처지를 멸망하고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하여 나아가는 사람이다. 이해인

아름다운 글 2023.05.04

꽃 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먼저 본 줄 알았지만 봄을 쫓아가던 길목에서 내가 보아 주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말 건 줄 알았지만 바람과 인사하고 햇살과 인사하며 날마다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가 먼저 웃어 준 줄 알았지만 떨어질 꽃잎도 지켜 내며 나를 향해 더 많이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더 나중에 보아서 미안하다. 정여민

아름다운 글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