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시인의 말 늦은 봄 저녁 아직 우편함을 기웃거리는 눈송이였으면 좋겠네. 그대 마음이 겨우내 기다리던 다 늦은 소식이었으면 좋겠네. 차라리 그대의 마음이었으면 좋겠네. 2018년 봄 이병철 아름다운 글 2023.04.17
"다 당신입니다" "다 당신입니다"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살구꽃이 피면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다 당신입니다 김용택 아름다운 글 2023.04.13
때때로 봄은 때때로 봄은 때때로 봄은 으스스한 오한을 이끌고 얇은 외투 깃을 세우고 온다 무지한 희망 때문에 유치한 소문들을 사방에다 울긋불긋 터트려 놓고 풀잎마다 초록 화살을 쏘아 놓는다. 때때로 봄은 인생을 모르는 젊은 남자가 연애를 하자고 조를 때처럼 안스러운 데가 있다. 문정희 아름다운 글 2023.04.12
봄에 꽃들은 세 번씩 핀다 봄에 꽃들은 세 번씩 핀다 필 때 한 번 흩날릴 때 한 번 떨어져서 한 번 나뭇가지에서 한 번 허공에서 한 번 바닥에서 밑바닥에서도 한 번 더 봄 한 번에 나무들은 세 번씩 꽃 핀다 김경미 아름다운 글 2023.04.10
복사꽃이 피는 얼굴 복사꽃이 피는 얼굴 아기를 재워놓고 나가려는 아기 엄마 아기 눈은 말똥말똥 이를 이를 어쩌나 "엄마는 안돌아 올 거야" 불쑥 던진 성난 말 말 못해도 말귀 환한 아기는 자지러지고 울다 지쳐 잠이 들다 제풀에 깨어나선 빙그레 웃는 고 얼굴 복사꽃이 피었다 현원영 아름다운 글 2023.04.09
봄은 비바체 봄은 비바체 파 파팍! 픽 피융! 총도 쏘고 방귀도 뀌고 꽃들도 잎들도 저마다 전쟁이다. 봄에는 피워낼 많은 것들이 비바체로 온다. 유이지 아름다운 글 2023.04.06
선암사에서 선암사에서 겨우 낙엽 몇 잎 뒹구는 절 마당을 붙들고 어둠을 쓸고 계신 저 수도승 새벽부터 빗자루질 수행 중이시다 어제 스친 너와 나의 발자국 세속의 흔적들을 지우고 있나 보다 숱한 잡념들이 밟혔나 보다. 박얼서 아름다운 글 2023.04.02
봄날에 봄날에 물 위로 비친 달이 더 밝은 강가에서 물결이 흔들리니 바람 속에 달이 뜬다 별들은 깨어있었다 욕심 없는 몸짓으로 구름끌고 달이 있는 하늘이 꾸는 꿈 노니는 바람 끝은 겨울을 삭힌다 속으로 스며드는 봄날은 동백을 아우른다. 경진희 아름다운 글 2023.03.26